태그 : PSS
2009/04/20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나왔습니다 [7]
2008/05/29   '바스락의 종족' 항목 입력 [1]
2008/01/27   드디어 나왔다! [2]
2007/11/08   프로젝트 PSS 시작! [2]
'바스락의 종족' 항목 입력
위키백과에 '차이나 미에빌'과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항목을 만든 데 이어, 오늘은 '바스락의 종족'이라는 항목을 만들었다.

링크는 여기

지금까지 위키백과에 영어판 위키피디아를 고스란히 번역해서 올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약간 체제를 바꿨다. 인간형 종족에는 인간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비인간 종족(xenian)과 소수 종족으로 쓸어넣었다. 리메이드는 원래 인간일수도 있고 비인간 종족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인간형으로 분류하는 게 조금 웃기기도 했고... 밤피르(처음에는 뱀파이어로 했다가 원조 세르비아식으로)와 타나티는... 그냥 비인간 종족으로 집어넣고...

그리고 정령 부분의 경우, 위키피디아에서는 복수형이 먼저 나와 있는 것을(이런 무리지어 다니는 것들의 경우는 복수형을 기준으로 표기하나보다), 한글에서처럼 단수형을 기준으로 고쳤다. Proasmae를 Proasm으로, Salinae를 Saline으로 수정했다. 단어가 ae로 끝나는 걸 보니 라틴어? 하지만 위키백과에서 설명한 라틴어 복수형과는 조금 다른데... 알쏭달쏭하구나.
by 애쉬블레스 | 2008/05/29 00:56 | SF/판타지 | 트랙백 | 덧글(1)
드디어 나왔다!

아이작의 2층 연구실에 놓인 우리 속 그늘은 금세 짙어졌고, 그 속에서 고치는 바람 아닌 힘에 의해 회전하고 있었다. 탄탄한 유기물 껍질 속에서의 움직임이 최면을 거는 듯이 빠르게 고치를 돌리고 있었다. 고치는 회전하더니 움찔거리면서 가볍게 요동쳤다. 루블러메이나 티포투는 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고치를 가르는 소리가 났다.
축축하게 젖은 날카로운 검은 발톱이 고치의 섬유를 찢었다. 발톱은 천천히 위로 미끄러져 올라가, 암살자의 칼처럼 힘들이지 않고 뻣뻣한 고치를 갈랐다. 찢어진 구멍으로부터 전혀 생소한 느낌의 격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내장처럼 쏟아져 나왔다. 방향 잃은 감각의 회오리가 잠시 방을 휩쓸자, 신시러티는 으르렁거렸고, 루블러메이와 티포투도 잠시 불안한 기분에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복잡하게 생긴 손이 나와 찢어진 틈의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손은 소리 없이 틈새를 잡아당기고 벌려 열었다. 그것이 신생아처럼 젖어 미끌거리는 몸을 가볍게 떨며 고치로부터 미끄러져 나와 바닥에 떨어지자, 부드럽게 쿵하는 소리가 났다.
잠시 그것은 고치 안에 들어 있을 때부터 취했던 것과 똑같은 자세로 바닥에 웅크린 채, 어찌할 바를 몰라 기운 없이 엎드려 있었다. 천천히, 그것은 몸을 일으켜, 갑자기 넓어진 주위의 공간을 만끽했다. 그것은 우리의 철망과 맞닥뜨리자 가볍게 문으로부터 철망을 찢어내고 더 넓은 방으로 기어나왔다.
그것은 자각했다. 그것은 자기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깨달았다.
자신에게 식욕이 있다는 것도.

루블러메이와 티포투는 철망이 찢기면서 나는 끼긱거리는 듣기 싫은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 소리는 그들 위쪽 어딘가에서 나서 실내에 울리는 듯했다. 그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위를 쳐다보았다.
"뭔가여...?" 티포투가 말했다.
루블러메이는 책상으로부터 물러섰다. 그는 아이작의 발코니를 힐끗 올려다본 다음, 1층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위가 고요했다. 루블러메이는 얼굴을 찌푸린 채, 출입문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을까? 그는 의아해했다.
순간 문 옆 거울에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비쳤다.
계단 위 바닥에서 무언가 시커먼 것이 일어섰다.
루블러메이는 의심과 공포, 당혹감이 담긴 소리를 지르려고 입을 열었지만, 그 소리는 순식간에 맥없이 흩어져버렸다. 그는 입을 딱 벌린 채 거울에 비친 상을 보았다.
그것이 날개를 펼쳤다. 꽃이 피는 광경 같았다. 어른이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일어서면서 팔을 활짝 벌리는 것처럼, 접혀 있던 것이 확장되는 것이었지만, 그 수는 몇 배나 많고 크기도 훨씬 컸다. 형태를 분간할 수 없는 그 팔이 수천 번씩 접혀 있던 것처럼, 그것은 종이 인형을 펴듯, 일어서면서 팔인지 다리인지 촉수인지 꼬리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을 펴고 또 폈다. 개처럼 웅크리고 있던 그것이 일어서서 자기 몸을 펼치자, 거의 사람만한 크기가 되었다.
티포투가 뭐라고 비명을 질렀다. 루블러메이는 더 크게 입을 벌리고 움직이려고 해보았다. 그는 그 형태를 식별할 수 없었다. 시커멓고 번들거리는 가죽과, 어린 아이처럼 움켜쥔 손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싸늘한 그림자. 눈 아닌 눈. 금방 죽어서 부들부들 떨며 경련을 일으키는 쥐 꼬리 같이, 몸의 각 부분들이 접히고 튀어나오고 뒤틀렸다. 벌어져 침을 흘리는 입 안에서 새하얗게 빛나는, 손가락만한 길이의 창백한 뼈조각들은 분명 이빨이었다...
티포투가 쏜살같이 날아 루블러메이를 지나치려 하자, 그는 입을 열어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거울 속의 괴물에 붙박혀 있었고, 발은 포석 위로 질질 끌리기만 할 뿐이었는데, 그 동안 계단 꼭대기에 서 있는 괴물이 날개를 펼쳤다.
네 개의 녹슨 콘서티나 같은 검은 물질이 괴물의 등에서 바깥쪽으로 몇 번씩이나 깜박거리더니, 제 위치에 자리 잡은 다음, 무늬가 선명한 가죽을 엄청난 너비로 펼쳤다. 깃발이 펼쳐지듯, 움켜쥔 주먹을 펴듯, 무늬가 폭발했다.
그것은 몸을 홀쭉하게 만들면서, 홀을 가득 채울 듯이 커다랗고 매끄러운 뻣뻣한 가죽으로 된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날개의 모양은 불규칙적이고 복잡했으며, 무작위적인 유체가 그리는 소용돌이 같았지만, 종이에 잉크나 페인트를 떨어뜨리고 접었다가 펼쳐서 나타나는 무늬처럼, 완벽하게 좌우대칭이었다.
날개의 그 넓은 면 위에는 검은 얼룩, 조야한 무늬가 있었고, 무늬는 루블러메이가 지켜보고 있고 티포투가 흐느끼며 문을 더듬는 동안 깜박이는 듯했다. 그 색깔은 한밤중 같은, 무덤 같은, 흑청색, 흑갈색, 흑적색이었다. 순간 무늬는 정말로 깜박였고, 그림자 같은 형체는 확대경으로 본 아메바나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슬며시 움직였지만, 좌우 날개의 무늬만큼은 최면을 걸듯이 무겁게, 재빠르게 때맞춰 바뀌면서도 여전히 일치했다. 루블러메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것이 그의 뒤에 있다는 생각에 등이 미칠 듯이 가려웠다. 루블러메이는 돌아서서 그것을 마주보았고, 그 끊임 없이 변하는 색깔을, 어스레한 바탕에 펼쳐지는 선명한 색의 잔치를 정면으로 직시...
...했고 그는 그 검은 점들이 물 속에 비친 밤하늘에 뜬 구름처럼 날개를 가로질러 완벽한 좌우대칭을 이루며 흐르고 또 끓어오르는 동안 지켜보는 것 말고는 비명을 질러야겠다는 생각조차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티포투가 울부짖었다. 돌아서자 그것이 날개를 여전히 펼친 채 이제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날개의 무늬가 그를 사로잡았고, 그는 입을 헤벌린 채 멍하니 보기만 했다.
날개에 떠오른 검은 무늬들이 현혹하듯이 움직였다.
루블러메이와 티포투는 아무 말 없이 입을 헤벌린 채 떨면서, 커다란 날개를 지켜보며 그저 서 있기만 했다.

괴물은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잠깐 티포투를 보고 턱을 열었지만, 이쪽은 먹을 것이 없었다. 그것은 날개를 펼쳐 넋을 뺀 상태를 유지하면서, 고개를 돌려 루블러메이를 마주했다. 그것이 굶주린 울음소리를 내자, 이미 겁에 질린 신시러티가 그 음색에 비명을 질렀다. 신시러티는 방 구석의 벽에 기대어 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컨스트럭트의 그림자 속에 납작 웅크렸는데, 컨스트럭트의 렌즈에 기괴한 그림자들이 움직이는 것이 잡혔다. 공기는 루블러메이의 냄새로 진동했다. 괴물이 침을 흘리며 날개를 부르르 떨었고, 기다란 혀를 내밀어 티포투를 힘들이지 않고 진로에서 밀쳐내며 앞으로 움직이는 동안, 루블러메이의 냄새는 점점 강해졌다.
날개달린 괴물은 굶주린 그 품 속으로 루블러메이를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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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ke-moth, 널 무어라 이름지을까? 슬레이크 나방? 아니면 최면 괴물? 누구 좋은 아이디어 없나여?ㅠ.ㅠ

by 애쉬블레스 | 2008/01/27 19:01 | SF/판타지 | 트랙백 | 덧글(2)
프로젝트 PSS 시작!

야심찬 새 프로젝트, PSS 시작! 다른 사람의 기획으로 하는 건 처음이다. 긴장해야지... 읽을 때는 참 재미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워서 초반에 고전 중. 언제쯤이면 translator's high에 이를까...

by 애쉬블레스 | 2007/11/08 00:02 | SF/판타지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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